8퍼센트에서 프로덕트 디자이너가 일하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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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미혜님!

안녕하세요. 플랫폼개발본부에서 프로덕트 디자이너로 일하고 있는 김미혜입니다.

8퍼센트에서 어떤 일을 하고 계신가요?

8퍼센트의 유일한 프로덕트 디자이너로 서비스의 처음부터 끝까지 관여하고 있습니다. 신규 서비스 논의, UI/UX 설계, UI에 필요한 컴포넌트 라이브러리 구축도 하고 있고 아이콘 제작이나 부동산 상품의 이미지도 편집합니다. 스타트업 디자이너답게 넓은 범위의 업무를 커버하고 있습니다.

혼자 일하기 힘들지 않나요?

힘들지 않다면 거짓말이겠죠? 그래도 힘든 것보다 재미가 더 큽니다. (아직은요) 혼자 일하는 장점은 프로덕트에 대한 결정권이 그만큼 크고, 또 책임져야 하는 부분이 있네요. 그래도 나의 일을 주도할 수 있다는 점에서 부담감보다 즐겁게 느껴져요.

기억에 남는 작업이 있나요?

다른 팀원분들도 그렇겠지만 역시 최근에 진행했던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이하 온투업)에 등록했던 일이겠네요. 세계 최초로 국내에 관련 법안이 제정되었고, 등록된 회사만 온투업을 영위할 수 있는 크고 중요한 이벤트였으니까요. 고생한 만큼 8퍼센트가 최초 등록되어서 기쁘고 뿌듯했습니다.

온투업 또한 은행만큼 철저한 보안 시스템을 갖춰야 하는데, 이를 UI/UX로 풀어내야 하는 부분이 큰 과제이자 도전이었어요. 말도 안되는 UX가 법적으로 기술되어 있는 경우도 있거든요. 예를 들면 ‘사용자가 홈페이지에 접속할 때마다 A4용지 6장이 넘는 분량의 사업 공시를 보여줘야 한다’는 항목이 있었어요. 사용성이 말도 안되죠? 최대한 사용자에게 부담이 없게끔 법을 해석하고 풀어냈던 경험이 기억에 남습니다.

플랫폼개발본부는 어떻게 일하나요?

8퍼센트는 변화에 맞춰 유연하게 조직 변화를 해왔는데요. 현재 플랫폼개발본부는 PO, 디자이너, 개발자가 함께 프로젝트 단위로 일하고 있어요. 지금은 인원이 적지만 팀이 좀 더 커졌을 때는 궁극적으로 스쿼드와 길드 단위의 조직으로 발전해 나가려고 합니다. 조직 변화 중 과거 디자인 길드의 흔적도 찾아보실 수 있어요.

워크 프로세스는 2주의 스프린트 단위로 몰입해서 일합니다. 스프린트가 끝날 때마다 회고를 통해 지난 날 점수를 매기고 앞으로 어떻게 하면 더 나아질지 다같이 이야기를 나눕니다. 2015년부터 지금까지 벌써 152번의 스프린트를 지내왔네요. 스프린트 회고뿐 아니라 큰 단위의 프로젝트나 협업이 있을 경우 회고를 합니다. 바쁘게 달리는 것만큼 내가 지나온 길을 되돌아보는 것도 꼭 필요한 일인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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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고에 5점 만점을 주면 기립박수를 쳐줍니다

8퍼센트에서 일하면 어떤 경험을 할 수 있나요?

우선 국내 P2P 금융 산업을 개척한 기업에서 일하고 있다는 자부심이 있어요. 8퍼센트는 17년 만에 국내에 새롭게 등장한 제도권 금융회사로 도약하는 시기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P2P는 뱅킹 서비스 같지만 뱅킹은 아니고, 코인이나 주식과 또 다른 금융 서비스의 UX설계가 필요하기 때문에 디자이너로서 새롭게 도전해 나가는 재미가 있답니다. 국내외 레퍼런스를 찾기 쉽지 않지만 세상에 없던 서비스를 디자인하는 셈이죠. 더 욕심을 부려보자면 메신저는 카카오, 배달은 배달의민족, 중고거래는 당근마켓처럼 P2P금융 또한 더 널리 알려졌으면 하고, 8퍼센트가 그 역할을 잘 해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실현시키기 위해 멋진 동료분들과 함께 노력하고 있어요.

또, 저희는 아직 앱이 없어요. 많은 유저분들이 아쉬워하는 부분이고 저희도 늘 염원하고 있는데요. 이제 커다란 산을 하나 넘었으니 앱 출시라는 목표를 향해 달려 나가려 합니다. 8퍼센트 디자이너로 합류하신다면 초기 멤버로써 앱 출시부터 디자인 팀 빌딩까지 함께 해보실 수 있을 것 같아요.

앞으로 디자인팀이 생긴다면 어떤 문화를 가져가고 싶으신가요?

크게 어떻게 문제 정의와 해결, 그리고 어떻게 피드백할지로 나눠서 이야기해보고 싶은데요. 먼저 문제 정의와 해결에 있어서 근본적으로 Data-Driven Work를 지향합니다.

그동안 8퍼센트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디자인을 했지만 근래 온투업 등록 후 바쁘게 달려나가고 있는 터라, 꼼꼼한 데이터 분석을 하진 못하고 있는데요. 주요한 정보는 계속해서 수집하고 있어서 조직이 커지고 안정화된다면 쌓아뒀던 데이터를 활용할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관련 경험이 있는 분이 계시다면 우대하고 있어요.

또, 좋은 피드백을 주고 받는 것까지 잘 일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야 프로젝트에서 실패를 해도 그 과정에서 배우고 성장할 수 있으니까요. 픽사에 Brain Trust라는 제도가 있는데요. 리더와 영화 감독이 정기적으로 영화를 보며 피드백을 주고 받는 시간인데, 여기에는 원칙이 있습니다.

  1. 평가 내용이 건설적이어야 한다.
  2. 평가의 대상은 제작진이 아닌 영화로 한정해야 한다.
  3. 제작진도 방어적인 자세를 취하거나 개인에 대한 지적으로 받아들이면 안된다.
  4. Brain Trust에서 나온 의견은 제안일 뿐, 반드시 지켜야 할 지시사항은 아니다.
  5. Brain Trust는 흠을 들춰내는 과정이 아니라 영화에 대한 공감을 바탕으로 해야 한다.

자주 피드백과 리뷰를 진행하다 보면 ‘숙제 검사를 받는’ 느낌이 드는 것이 있는 반면, 생산적으로 성장적인 피드백이 있더라고요. 플랫폼개발본부에서는 대부분 후자였고요. 그 이유가 궁금하던 차에 Brain Trust를 보고 우리와 똑같다고 깨달았고 늘 상기시키고 있습니다. 디자인팀이 생긴다면 이 문화를 잘 계승해서 서로의 실력에 대한 믿음을 바탕으로 피드백이 진행되었으면 합니다. 

구체적으로 기대하는 디자인팀 동료의 모습이 있나요?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는 분이었으면 좋겠어요. 금융권의 디자이너로 일해보니, 사용자에게 편안한 UX를 제공하기 위해서 법이라는 큰 산을 넘어야 하더라고요. 아무리 좋은 서비스를 만들어도, 당국의 이해가 따르지 못한다면 안타깝지만 출시하지 못하는 일도 빈번합니다. 

좌절은 짧게, 넥스트 스텝은 빠르게 구축하는 것이 중요해요. 커다란 파도과 와도 거기에 매몰되지 않고 멋지게 서핑을 탈 줄 아는 사람이요. 나는 법을 잘 모르는데? 하더라도 괜찮습니다. 저도 잘 몰랐거든요!

또 배움을 즐거워하는 분이시면 좋습니다. 플랫폼개발본부 팀원들 전부 프로 배움러들이시거든요. 여러 스터디도 진행했었고요. 업무에 관련된 일이든, 사이드 프로젝트든 하나씩 하고 계신 것 같아요. 

저도 작년부터 지인들과 함께 ‘습관방’을 운영하고 있는데요. 매주 이루고 싶은 습관의 To do list를 세우고 완료 인증하는 소모임을 하면서 작은 습관들이 켜켜이 쌓여 서서히 변화를 가져다주고 있답니다. ‘습관방’에서 진행했던 피그마 스터디로 피그마를 접해본 후 회사 디자인 툴을 스케치에서 피그마로 옮겼던 일이 대표적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이처럼 배움이 익숙하신 분이라면 더 쉽게 적응하실 수 있을 것 같아요.

마지막 한 말씀 부탁 드려요!

저와 같이 협업해 주실 디자이너 분이 오신다면 저와 둘이 일하게 되겠지만 동등한 위치에서 의견을 주고 받고, 최고의 프로덕트를 만들기 위해 함께 고민해주셨으면 합니다. 저희는 계속해서 채용 중이고 팀을 키워나가고 있는 과정에 있기 때문에, 같이 좋은 문화를 먼저 정착시켜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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