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 앞에서 돈 이야기를 쉬쉬하던 시대는 지났습니다. 부모와 함께 또는 스스로 투자하는 10대도 늘어나고 있는데요. ‘부의 증여’는 어렵지만 ‘금융력 증여’는 가능합니다. 어릴 때부터 경제 교육과 자산관리를 함께 한다면 금융에 밝은 아이로 키울 수 있습니다. 가정의달을 맞이해 우리 아이 경제 교육&자산관리법을 소개합니다.
코로나19 이후 너도나도 주식 시장에 뛰어들었습니다. 주식 투자로 돈이 불어나는 것을 보고 많은 부모가 말했죠.
“우리 아이 세뱃돈으로 삼성전자를 사주겠다.”
만약 자녀 세뱃돈으로 삼성전자를 샀고, 10년 뒤 엄청나게 불어난다면 부모는 뿌듯하겠죠. 하지만 나중에 삼성전자 주식을 받은 아이가 주식을 하나도 모른다면? 삼성전자의 가치와 지난 내 세뱃돈 사이 관계를 모른다면? 아무 의미가 없어집니다.
우리나라는 금융에 대해 모르는 ‘금융맹’ 비율이 높다고 하는데요. 본인은 금융맹으로 자랐지만, 자녀에게는 물려주지 않으려는 부모가 늘고 있습니다. 하지만 어릴 때 경제 교육을 받지 못해 어떻게 가르쳐야 하는지 막막합니다. 자녀 경제관념 심어주기 첫 번째 ‘경제 교육편’에서는 집에서 할 수 있는 경제 교육 방법을 소개합니다.
아이 앞에서 돈 이야기하기
경제 교육의 출발은 집에서 ‘돈 이야기’하기 입니다. 과거에는 집에서 돈 이야기를 하지 않던 경향이 있는데요. 돈을 빼놓고는 경제를 논할 수 없는 만큼 돈 이야기를 스스럼 없이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좋습니다.
돈 이야기는 아이가 돈의 가치를 제대로 알 수 있게 만드는 데 중점을 둬야 합니다. 돈 이야기를 통해 제대로 알 수 있도록 부모가 도와주는 것이죠!
우선 투자, 저축, 부동산 등에서 아이들이 관심 가질만한 주제로 이야기해 보는 것부터 시작해 봅니다. 아이들이 돈 관련한 질문을 던지면 가능한 솔직하게 대답하고, 자세하게 알려줍니다. 이때 감정 섞인 돈 걱정이 아니라 돈이 무엇이고 왜 중요한지 알게끔 만들어야 합니다.
✔ 해도 되는 말 = 돈 그 자체를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 발언
우리 집 수입은 여유가 있는 편이야
이곳은 지하철역도 가깝고, 학교도 많아서 발전 가능성이 높아
어떻게 돈을 활용해야 행복하게 지낼 수 있을까?
✔ 하면 안 되는 말 = 돈에 고정관념을 심어줄 수 있는 발언
연봉 OOOO원 이상은 벌어야 해
이번 달은 돈이 없어 걱정이다
돈은 무조건 많을수록 좋아
OO네 집보다 여기가 더 비싸고 좋아
이때 아이에게 ‘돈이 최고다’라는 인식이 생기지 않도록 조심해야 합니다. 돈의 가치를 올바르게 전달해야지 ‘돈이 많으면 무조건 좋다’, ‘부자가 되어야 한다’는 1차원적 발언은 위험합니다. 자칫 아이가 돈으로 모든 것을 해결하려는 태도를 보일 수 있습니다.
돈 이야기가 익숙해지면 경제 전체로 이야기 주제를 넓히기 수월해집니다. 아이가 크면서 경제 뉴스를 이해하고 질문이 많아질 수 있는데요. 이때 뉴스를 함께 찾아보고 분석해보면 좋은 경험이 될 수 있습니다. 부모와 시간을 보내며 자연스럽게 경제 교육이 이뤄지도록 말이죠.
이러한 활동은 집에서도 가능합니다. 아이에게 용돈으로 집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화폐를 주는 것입니다. 정기적으로 주는 용돈 외에도 집안일을 하면 주는 용돈 등도 집 화폐로 지급합니다. 그리고 이른바 ‘엄마 은행’을 만들어 집 화폐를 실제 돈으로 환전해 주는 것이죠.
엄마 은행의 화폐 가치는 유동적으로 바꿔 봅니다. 그럼 아이 입장에서 돈을 언제 바꾸는 것이 유리한지 판단하게 되는데요. 이렇게 투자를 배울 수 있습니다. 또, 엄마 은행은 아이에게 예·적금도 제시할 수 있습니다.
아이가 엄마 은행에 익숙해지면 ‘아빠 은행’도 설립할 수 있는데요. 아빠 은행은 엄마 은행과 다른 화폐를 사용합니다. 아이가 양쪽 은행의 화폐 가치를 비교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환율을 이해할 수 있게 됩니다.
집에서 간단하게 할 수 있는 부모님 은행으로 아이에게 소득, 저축, 환율, 투자 등의 개념을 알려줄 수 있습니다.
간편 결제 시대, 현금 사용을 권장 하자
용돈 관리 앱, 은행이나 증권사의 미성년 대상 서비스 등 스마트폰만 있으면 미성년자도 쉽게 금융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서 ‘내돈내관(내 돈은 내가 관리한다)’하는 10대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경제관념이 제대로 잡히지 않은 상태로 간편결제, 체크카드 서비스를 이용하다 보면 잘못된 소비 습관이 잡힐 수 있습니다. 특히 어릴 때부터 카드 사용에 익숙해지면 돈을 포인트처럼 생각하기 쉬운데요. 따라서 어릴 때는 현금 사용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습니다.
추가 TIP 자녀가 현금을 사용하고 현금영수증을 발급받으면 부모의 연말정산에도 도움됩니다. 인적공제 대상 자녀 기준 카드 사용보다 현금영수증의 공제율이 더 큽니다.
현금을 들고 다니면 숫자로 볼 때보다 돈이 늘어나고 줄어드는 것을 직접적으로 체감할 수 있습니다. 돈의 중요성을 더 느끼면서 올바른 소비 습관을 들일 수 있죠. 계획적인 소비 습관을 만든 다음 카드를 사용해도 늦지 않습니다.
아이를 위한 경제 교육에서 중요한 사항은 ‘올바른 경제 관념’ 잡아주기입니다. 돈 이야기를 하는 것도, 집에 은행을 만드는 것도, 현금을 사용해보는 것도 같은 맥락이죠. 아이가 저축, 투자 활동을 이해하고 오해하지 않으면 성공입니다. 이러한 교육을 받은 아이와 그렇지 않은 아이는 성인이 되어 경제 활동을 할 때, 큰 차이를 보일 것입니다.